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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질/비주얼 분석 및 감상

악동뮤지션-사춘기 하 앨범 리뷰

by *후라이* 2020. 9. 8.

고등학교 때 썼던 악뮤 사춘기 하 앨범 리뷰를 폴더 구석에 짱박아둔게 생각나서 ㅋㅋㅋ 백업용으로 옮겨두는 후기. 

2017년 1월 10일에 작성.

 


 

 

이번 앨범은 뮤비를 처음 봤는데 첫장면부터 정말 너무 좋더라...내가 느끼는 악뮤 특유의 밤 감성이 있는데 그게 첫장면에서부터 완전히 녹아든 느낌? 이라고 해야할까ㅠㅠㅠ 첫장면은 보자마자 울컥했다 ㅠㅠㅠㅠㅠ 내가 평소에 선호하는 감성과 악뮤의 감성이 너무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 바람에 더 그랬던거같다 ㅋㅋㅋ 오랜날 오랜밤은 뮤비도 정말 예쁘지만 첫소절부터 멜로디가 확 귀에 꽂혀서 가슴밑까지 확 후벼파는 느낌..

표현하자면, 주황빛 나트륨등 밑에서 칼로 깎은 연필로 노란 종이에 꾹꾹 눌러쓰는 일기 같은 노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 밤에 이어폰 꽂고 악뮤 노래를 들으면 가슴이 되게 따뜻해지면서 기분이 너무 좋아지는데 그 기분이 노래에 들어가 있다는게 참 신기하더라..

 

내가 악뮤 노래를 들으면서 느꼈던 여러가지 감정들이 이 한 노래에 집약되어있는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가사도 너무 예쁘고.. 예전에 느꼈던 적이 있었던 감정들을 너무 잘 풀어낸 노래라 또 좋았구.. 어쩜 이렇게 멜로디들이 하나같이 너무 예쁜지..쇼트필름 색감도 내가 좋아하는 채도 낮고 살짝 흐릿한데 따뜻한 화면이어서 정말 좋았다. 둘이 투닥거리는것도 너무 귀여웠구..

사실 처음에 예상하기를, 쇼트필름은 그냥 앨범에 관련된 내용들이 쭉 나열식으로 나오고 마는 영상일줄 알았는데 수록곡들이 짧게 나오는 22분짜리 말하자면 하이라이트 메들리 영상이라 조금 의외였다ㅋㅋㅋㅋ상황마다 흘러나오는 수록곡들이 잘 맞아떨어져서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좋았다. 곡이 나올때마다 어쩜 이렇게 하나같이 다 내 취향이던지 ㅠㅠㅠㅠㅠ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나올 뻔했다.......

 

특히 좋았던 장면은 여자주인공 역할 해주시는 여자분이랑 같이 즐거운(?) 시간 보내던 찬혁 군이 캠코더가 넘어져서 확인하러 가는데 악뮤 두분의 어린시절영상이 나오는 장면이었다. 남동생이 있다보니 그 영상이 유독 눈물이 나더라.. 동생 어릴 때 사진을 모아놓은 사진첩에서 본 같이 찍었던 사진들도 생각나고 해서 뭉클했다. 마지막에 NG 장면 나오는건 웃기고 귀여워서 좋았다ㅋㅋㅋㅋㅋㅋ

 

서론은 이정도로 하고, 내가 앨범 전체를 들으면서 느꼈던 것들을 곡 별로 한번 써보겠음

 

제일 먼저 생방송 이라는 곡은 처음 들었을때 느낌이 정말 좋았다. 특히 가사가 일반 대중가요에서는 드문 편인 단어들을 사용한 것이, 소절 소절이 자기 주장이 정말 강해서 이 노래를 들으면서 다른 일을 하려고 하면 도저히 집중이 안되더라 ㅋㅋㅋㅋㅋ 처음 들을 땐 그냥 가사만 보면서 들었고, 두번째 들을땐 찬혁 군이 앨범 설명을 해준 것을 읽으면서 들었는데 나도 찬혁군 같은 생각을 몇번 해본 적이 있어서 공감이 많이 됐던것 같다. 어릴 땐 일기를 많이 써서 그때 썼던 일기들이 한가득이라 그걸 읽는 재미가 있었는데, 해가 갈수록 바쁘다는 핑계로, 귀찮다는 핑계로 쓰지 않게 되어서 내가 잊어버리고 살았던 일상들이 너무 많다는게 조금 화가 날 정도로 아쉽더라. 일기를 바빠도 짧게라도 썼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을 많이 해왔던 나로서는 참 좋았던 곡이었다.

 

두번째 트랙은 리얼리티..! 후렴구가 독특해서 듣기 좋았다. 중간중간에 나오는 수현이의 '다그런거니까~ 우리가 이해하는 걸로~' 부분이 살짝 ㅋㅋㅋ 장기하와 얼굴들 1집 느낌도 나고 하더라 ㅋㅋㅋ나만 그렇게 느낀걸수도 있지만ㅋㅋㅋ 어쨌든 창법이 뭐랄까 되게 천진난만한 느낌이라 사춘기 분위기를 잘 살렸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리고 1~후렴으로 넘어가는 부분의 곡 진행이 사람들이 움직이는게 랑 분위기가 비슷한것 같기도...?

 

세번째 트랙 오랜날 오랜밤 ㅠㅠㅠㅠㅠ 이 곡은 개인적으로 이 앨범 전체에서 제일 취향이었다. 가사가 예쁘면서도 너무 쓰렸습니다. 가사와 비슷한 생각을 평소에 정말 많이 해서..... 뭔가 기분이 몽롱해지는 곡이라고 해야할까..

이 곡을 들으면서 악뮤 노래에는 하루 시간대별로 악뮤만의 감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악뮤 곡에서는 아침//저녁(해질녘)/밤 감성이 느껴진다. 예를들어 아침 감성이 느껴지는 곡은, 지하철에서 (아침 출근시간대) / 크레센도 (휴일 아침 9) / 갤럭시 (아침 7~9) 이렇게 인것 같고, 낮 감성은 인공잔디 (정오~오후 3시쯤) / 소재 (오후 1~2시쯤) / 초록창가 (늦은 오전 11~ 1) / 사소한것에서 (휴일 오후 3~5시정도) , 저녁 감성은 시간과 낙엽(초저녁 5~7) / 새삼스럽게 왜 (해질녘) / 얼음들 (7~8) / 주변인 (8~ 밤으로 넘어가는, 저녁의 빛이 아주 조금 남아있는 어스름한 저녁) , 밤 감성은 작은별 (9~10) / 오랜날 오랜밤 (11~새벽 2) . 저에게는 이렇게 느껴졌다.

너무 세분화시킨 감이 없지않아 있지만 ㅋㅋㅋㅋㅋ 아무튼 악뮤 노래에는 하루 시간대의 느낌이 들어있는데, 그중 밤 느낌을 정말 너무너무 잘 살린 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벽에 들으면 완전 감성 폭발해서 중2병 느낌 가득한 글을 몇페이지고 써내려갈수 있을거같은 기분이 드는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멜로디도 너무 예쁘고 정말 좋은 곡 ㅠㅠㅠ 계속 들을것 같다.

 

 

네번째 트랙 못생긴척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건 진짜ㅋㅋㅋㅋ그냥 너무 웃기고 유쾌하고 ㅋㅋㅋㅋㅋ듣는 내내 기분 좋은 유쾌함에 막 피식거렸던 그런 곡. 기분전환할때 들으면 딱 좋을 것 같다ㅋㅋㅋㅋ특히 중간에 수현이가 깔깔대면서 웃는 그 부분이 완전 킬링파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도 같이 웃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

 

 

다섯번째 트랙 초코레이디 는 재즈 장르의 곡인가? 느낌이 뭔가 그런데..재즈는 별로 안듣는데 이 곡은 뭐랄까 가벼운 재즈 ? 느낌이라 부담감 없이 듣기 좋은 것 같다! 가사도 디테일하게 커피 이름을 나열해놓은것이 재미있기도 하고 ㅋㅋㅋ 내 취향에는 상대적으로 조금 덜 미치는 곡이지만 그렇다고 아예 취향과 반대되는 곡도 아니라서 이 곡도 많이 들을것 같음!

 

여섯번째 트랙 you know me... 노래가 쿵짝쿵짝 한것이 마음이 되게 여유로워지는 ? 느낌. 가사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것 같다. ...이 노래는 더 많이 여러번 들어봐야할듯. 아직은 생각이 많이 안 남 .. 많은 생각이 나는건 확실한데 생각을 정리하는게 좀 필요할 듯..

 

 

일곱번째 트랙 <집으로 돌아가는 길>.. 와 이 노래는 진짜.......... 주말마다 본가에 갈때 딱 퇴근시간에 버스를 타고 서울 도심을 통과하는데, 그때 내가 느꼈던 복잡미묘한 감정이 완전히 완벽하게 녹아있는 곡이라서 소름 돋았다. 뻥 뚫린 창문 양옆으로 해가 지고 있고, 마주보는 방향에서 하얀 헤드라이트를 키고 달려오는 차들로 꽉 막힌 도로와 횡단보도를 분주하게 건너는 피곤한 표정의 사람들을 보면서 뭔가 울적한 기분을 느꼈었는데 그 기분을 이 곡이 표현해주고 있는 것 같아 울컥하기도 했다. 그리고 버스에서 내려서 양손에 한가득 짐을 들고 깜깜해진 골목길에 들어서면 저 멀리에 주황빛 가로등 하나만 켜져 있고, 내 발소리만 들리고 아무도 없는 골목길을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면서 걷는 그때 그 감정들이 이 곡을 들으면 정말이지 너무 완벽하게 되살아나서 듣는 내내 가슴이 먹먹한 그런 곡. 어떻게 이렇게 내가 느끼는 감정과 똑같은 곡을 만들어낼수가 있는지..ㅠㅠㅠㅠㅠㅠ 집 가는 길에 많이 들을것 같은 곡.

 

 

여덟번째 트랙 <그때 그 아이들은> . 당연한 얘기겠지만, 옛날 친구들이 생각나게 하는 곡이다. 다시 기억을 곱씹어보기에는 너무 아득해져버린 추억들이 흐릿하게 머릿속에서 맴돌게 만들어준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가사는 '지금쯤 현실의 처음을 겪고 있다면 그때완 다른 웃음 짓고 있으려나' 이 부분. 그때는 마냥 천진난만하고 아무 걱정 없이 지냈던 아이들이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현실을 마주하면서 그때 지었던 웃음과는 다른 쓴 웃음이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이 곡이 끝나면 괜히 가슴이 먹먹해진다. 이미 온몸으로 부딪힌 쓰디쓴 현실을 다시 상기시켜주는 곡이라서, 다시 듣기 무서워지는 곡이기도 하다..ㅠㅠ 근데도 멜로디가 너무 아련하고 예뻐서 계속 듣게 되는 곡임..ㅠㅠ

 

드디어 8개 곡의 후기가 모두 끝났당 ㅋㅋㅋㅋㅋ 정말 이번 앨범은 개인적으로 완전 명반인것 같다!!!!  ㅠㅠ 사춘기 상과는 또 다른 느낌. 사춘기 상 속의 화자는 열넷~열여섯의 질풍노도의 사춘기 그 자체였다면, 사춘기 하 속의 화자는 그것보다는 조금 차분해지고 성숙해진 17~19살의 사춘기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되나. 앨범에서 느껴지는 색은 옅은 베이지색? 같다. 사춘기 상은 카키색과 연노랑 사이였던것 같구.. 아무튼 요즘 시기에 듣기 좋은 노래들로 꽉 차있는 앨범이라 정말 행복하다!! 내가 신곡은 잘 도전을 안하고 기존에 듣던 노래만 무한반복하는 타입이라, 주로 듣던 노래들이 질려갈 즈음이었는데 마침 악뮤가 신곡을 내주네!!! 매일매일 들을것 같다ㅎㅎㅎㅎ 이런 좋은 앨범 내준 악뮤에게 참 고맙다.ㅠㅠ